보고 또 보고라는 대 히트작 일일 드라마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드라마는 정말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탄탄한 캐릭터로 '일일 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시청률'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죠.
엉키고 섥히는 가족들의 이야기
드라마의 시작은 평범한 가정의 두 자매 은주와 금주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이들이 서로 동서 사이가 되면서 이야기는 꼬이기 시작했어요. 정금주는 안무가 박기풍과 결혼하고, 정은주는 검사 박기정과 결혼했는데 박기풍과 박기정은 바로 형제(!!) 였던 것이죠.
이렇게 자매가 동서가 되면서 생기는 복잡한 상황들이 줄기차게 이어졌습니다. 형편없는 사돈 관계 외에도 어머니의 극심한 편애, 시어머니의 구박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었죠. 하지만 배경만 복잡할 뿐, 이 가족들은 서로를 향한 애정이 남달랐습니다. 그래서 꼬이고 꼬여도 결국엔 풀어나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탄탄한 캐릭터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탄탄한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연 캐스팅만 해도 정보석, 김지수, 윤해영, 허준호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죠.
이들의 열연 덕분에 소위 '막장 설정'이었음에도 캐릭터에 진정성이 밝혀 드라마를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정은주 역의 김지수
정은주 역의 김지수는 남다른 비주얼과 연기력으로 드라마의 중심을 훌륭히 잡아냈죠. 어릴 적부터 늘 언니 금주의 그늘에 가려 있었던 은주의 성장기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드라마 후반부에서는 은주가 계속해서 구박받는 모습을 보여주며 안타까움을 자아냈지만, 결국 행복한 결말을 맺으며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습니다.
정금주 역의 윤해영
윤해영 분의 정금주 역시 인상 깊었습니다. 어머니의 과잉 보호로 인해 어리광스러운 면이 있었지만, 착하고 애교 있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죠.
특히 드라마 중반부에서 작가 등단에 성공하며 활약하는 모습은 큰 재미를 더했습니다. 동생 은주와의 갈등, 그리고 화해 과정 역시 감동적이었어요.
환상의 호흡, 명품 조연들
주연뿐 아니라 조연 역시 명품이었습니다. 특히 시어머니 역의 김민자와 정한채 역의 정욱, 박봉학 역의 이순재 등의 호흡이 일품이었죠. 전형적인 스테로리타입에 머물렀지만, 그래서 더욱 대중성을 잡을 수 있었다고 봅니다.
눈여겨볼 점은 벌레 같은 존재였던 명원까지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는 점! 이런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 스태프들의 노력이 엿보입니다.
꼬이고 또 꼬인 결말
결말 역시 기구했지만 감동적이었습니다. 마지막 회에서 아들 출산 중이던 은주를 친정 엄마가 외면하고 금주에게로 가버리는 장면은 안타까움을 자아냈죠.
그럼에도 금주와의 화해, 시어머니와의 화해 등을 통해 행복로운 결말을 맺으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이렇듯 결말까지 작가의 치밀한 구성력이 돋보였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꼬여있어 곱씹어 보기 힘들었지만, '보고 또 보고'를 정주행하며 모든 것이 맞춰져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시간 나면 꼭 한번 다시 봐야겠어요! 이렇게 좋은 드라마를 허투루 본 게 아쉽네요.